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뉴스1

미국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여론조사가 22일 잇따라 공개됐다. 다만 미 대선은 전국 단위 지지율보다 7개 경합주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해리스가 10일 TV토론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수치상의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해리스는 트럼프를 향해 “선거일 전에 한 번 더 만나는 것이 미국 국민과 유권자들에 대한 의무”라며 추가 TV토론에 응할 것을 압박했다.

이날 공개된 CBS·유거브 조사(18~20일, 등록 유권자 3129명 대상)에선 투표 의향이 있는 응답자 중 52%가 해리스, 48%가 트럼프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7개 경합주에서도 해리스의 지지율이 51%로 트럼프(49%)를 2%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선 두 사람의 지지율이 50%로 같았는데 한 달 만에 해리스가 격차를 벌린 것이다. 해리스는 미시간·위스콘신·네바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 등 5개주에서 1~3%포인트 차로 우위를 보였다. 반면 트럼프는 조지아에서만 1%포인트 앞섰고,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선 두 후보가 49% 동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공개된 NBC 조사에서도 해리스가 49%의 지지율로 트럼프(44%)를 오차 범위(±3.1%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7월 조사에선 트럼프가 2%포인트 차로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는데, 해리스가 교체 투입된 뒤 지지율이 크게 역전된 것이다. 특히 해리스의 호감도가 7월 32%에서 48%로 급등했다. 흑인·여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올랐는데, 미국 언론들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30%포인트 급등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2016년과 2020년에도 민주당 후보가 CBS·NBC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크게 앞선 전례가 있어 해리스가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해리스는 22일 뉴욕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도 트럼프를 향해 “(피하려고) 핑계를 찾고 있다”며 추가 토론 제안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해리스는 CNN의 10월 23일 토론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트럼프는 이에 대해 “너무 늦었다”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풀 메져 텔레비젼 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2028년에 재도전하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가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 수정헌법 22조가 연임을 하든 중간에 건너뛰든 임기 4년의 대통령직을 최대 2번까지만 할 수 있도록 못 박고 있어 트럼프가 올해 승리하면 2028년 출마가 불가능하다. 패배해도 4년 뒤 82세가 되는 만큼 이번이 마지막 백악관 입성 도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