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는 23일 중동에 소규모 병력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의 증대된 긴장을 고려하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는 차원에서 이미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그곳에 우리의 무력을 증강하기 위해 소수의 미군 인원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했다. 현재 중동에는 약 4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인 증파 규모나 추가 파견 병력의 임무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증파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이란 등의 개입에 따른 확전(擴戰)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해리 S. 트루먼 타격 전단’이 23일 버지니아주(州) 노퍽을 떠나 배치될 것”이란 폴리티코 보도도 나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22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확전을 도모하려는 역내 세력을 억지하고 현지 미군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아랍에미레이트(UAE)와의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최근 상황에 대해 보고 받았다”며 “미국 정부는 카운터파트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수십 차례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와 동부에서 300여 곳의 헤즈볼라 시설을 타격했고, 레바논 보건부는 공습으로 확인된 사망자가 274명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벤 카딘 상원 외교위원장은 CNN에 “미국이 이미 이스라엘에 공습을 축소해달라 요청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란이 헤즈볼라·하마스 같은 단체의 테러 활동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밝히는데 유엔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를 바란다”며 “분쟁이 확대되는 건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익이 아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지역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역내 국가들이 힘을 합쳐 이란을 고립시키는 게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