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상원의 최장수 원내사령탑인 미치 매코널(82)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공약을 비판하고 나섰다. 매코널은 지난 6월에도 트럼프가 주장하는 ‘고립주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외교 기조가 동맹의 기본 가치를 부정한다며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했었다.
매코널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나는 관세(정책)의 팬이 아니다. 관세는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을 올리기 때문”이라며 “나는 수출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는지 기억하는 자유무역주의 공화당원”이라고 했다. 이는 전날 트럼프가 세계 1위 농기계 제조업체인 존디어가 생산공장을 미국에서 멕시코로 이전한다면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비판이었다. 트럼프는 전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집회에서 존디어가 일부 제품의 생산을 멕시코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실제) 그렇게 한다면, 미국에 판매하려는 모든 것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었다.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해 온 트럼프는 모든 수입 제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 중국 수입품에 대해서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지난 7월 보류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공약을 두고는 공화당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도 “미국의 지정학적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공약이 도입되면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피해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물론 일자리 감소, 무역적자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취지다.
상원서 7선(選)을 역임한 그는 상원 공화당 내에서 미 보수주의의 본류(本流)를 상징하는 얼마 남지않은 의원들 중 한 명이다. 매코널은 트럼프와의 개인적 불화 및 외교 기조를 둘러싼 의견 차이 등으로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왔고 오는 11월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매코널처럼 자유주의무역 원칙이나 동맹을 중시하고, 중러 등의 위협에 맞서 동맹간 규합을 중시하는 전통적 공화당 내 ‘보수주의’ 기조는 점점 더 옅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매코널과 같은 인사들이 상당 수 물러나고 친트럼프 인사들이 대거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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