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전 대통령은 24일 조지아주(州) 서배너에서 실시한 유세에서 “내 리더십 아래에서 다른 나라의 공장과 일자리를 빼앗겠다”며 “트럼프에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exodus·대이동)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미 한국은 지난해 기준 기업들이 215억 달러(약 28조7000억원) 투자를 약정해 제1의 대미(對美) 투자국으로 거듭난 상태다. 트럼프는 이날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차량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트럼프가 유세한 조지아는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대표적인 경합주다. 트럼프는 “친(親)제조업 정책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제조업 담당 대사’를 임명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주요 제조업체들에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설득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2017년 이른바 ‘트럼프 감세안’에 따라 21%로 낮아진 법인세를 15%까지 인하하겠다는 공약도 언급하며 “제조업 르네상스 계획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지아는 2000년대 들어 비약적으로 지역 경제가 성장했는데, 특히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를 전후해 현대차 등 한국 기업 100여 곳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부(富)의 지도가 재편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중국, 독일과 함께 한국을 호명하며 “미국으로의 대규모 제조업 엑소더스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지구상 모든 회사와 제조업체에 가장 낮은 세금, 가장 싼 에너지 비용, 가장 적은 규제 부담과 함께 지구상의 최고·최대 시장인 미국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 약속한다”면서도 “이는 미국에서 상품을 만들었을 때만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최소한의 규제·세금을 부과하는 ‘특별 구역(special zone)’ 지정을 시사하며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이전되는 전체 산업을 재배치하는 데 이상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독일 자동차 회사’를 콕 집어 “미국 자동차 회사가 되길 바라며 그들이 여기에 공장을 건설하길 원한다” “가전 생산 분야에서 중국을 이기길 원하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를 공언해 온 트럼프는 “관세는 내가 들은 가장 아름다운 말이자 듣기 좋은 말”이라며 “멕시코 국경을 넘어서 들어오는 모든 차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는 2020년부터 새 무역협정(USMCA)이 발효돼 있다. 이후 미 조야(朝野)에선 멕시코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부당한 이득’을 보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져 바이든 정부 백악관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경쟁자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세금의 여왕”이라며 “그녀는 끔찍하게 무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