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뉴스1

미국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오차 범위 내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의 위스콘신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가 49%를 기록해 트럼프(47%)를 2%포인트 차로 앞섰다. 미시간에서도 해리스(48%)가 트럼프(47%)를 앞섰지만 1%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NYT는 “7주 전에 비해 승부가 더 팽팽해졌다”고 했다.

위스콘신·미시간은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로, 해리스가 승리하기 위해선 세 곳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지난 23일 공개된 NYT의 ‘선 벨트(sun belt·남부 지역)’ 경합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가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에서 주별로 1~5%포인트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트럼프가 경제 문제에 있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며 8월 초부터 이어진 해리스의 우위가 조금씩 깎여나가고 있다”며 “경제가 유권자들을 움직일 가장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해리스에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6%포인트였던 경제 부문 선호도 차이가 이번엔 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펜실베이니아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폭스뉴스 여론 조사에선 해리스가 50%, 트럼프가 48%였지만 투표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들 사이에선 49%로 동률을 기록했다.

한편 오하이오주에선 트럼프가 50%의 지지율로 해리스(44%)를 6%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하이오는 경합주는 아니지만 최근 트럼프와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상원의원이 인구 6만명의 소도시인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이웃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음모론을 주장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네브래스카주의 제2선거구에선 해리스 52%의 지지율로 트럼프(43%)를 9%포인트 차로 앞섰다. 네브래스카는 대표적인 ‘레드 스테이트(red state·공화당 우세 지역)’이지만 5명의 선거인단 중 3명을 지역구별 득표 결과에 따라 배분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의 고향으로 유명한 오마하가 포함된 2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데, 해리스·트럼프가 경합주에서 비슷한 숫자의 선거인단을 가져갈 경우 여기에 걸린 1석이 이번 대선을 결정지을 수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7일 멕시코 접경지대인 애리조나주 더글러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다만 해리스는 28일 공개된 블룸버그·모닝컨설트의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선 동률인 조지아를 제외한 6곳에서 트럼프에 앞섰다.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51%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46%)를 앞섰고, 네바다에서도 오차 범위 밖(7%포인트)에서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 미시간, 위스콘신에선 각각 3%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앞섰다. 응답자의 47%가 해리스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란 응답은 40%에 그쳤다. 해리스는 27일 대선 후보 지명 후 멕시코 접경지역인 애리조나 더글러스를 찾아 “우리는 국경 안정화, 안전하고 인도적인 이민 시스템 구축 두 가지를 다 해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