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한국은 그들(북한)과 협상하기 위해 여성들을 보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이 북한 문제를 두고 나눴던 일화를 30일 소개했다. 북한 김정은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나온 이야기다.

오브라이언은 이날 한미일 3국의 안보·경제 전문가 네트워크인 트라이포럼(대표 박대성) 주최로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센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북핵 협상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던 중 꺼낸 트럼프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과의 (과거) 대화를 절대 언급하지 않지만 오늘은 예외를 두겠다”며 “(트럼프는 나에게) 한국은 여성들을 북항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국 여성 골퍼를 본 적이 있느냐”며 “그들은 항상 모든 대회에서 크게 이긴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어 “(한국 여성 골퍼들은) 그리고 한 개의 퍼트도 놓치지 않는다. 그들은 킬러(killer)”라며 “한국 여성 골퍼들이 김정은을 (협상장에서) 죽여놓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오브라이언은 “트럼프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의 (한국) 여성 골퍼를 많이 존경하지만, (한미) 관계에도 크게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1기 재임 당시인 지난 2017년 11월 방한 중 한 국회 연설에서 한국의 여성 골프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기량을 보인다며 세계 대회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성 골퍼들을 칭찬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대선이 얼마남지 않은 최근에도 틈만 나면 라운딩을 나가는 ‘골프광’이다. 당시 그는 “올해 US오픈 대회는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 코스에서 열렸는데 한국 여성 골퍼인 박성현이 여기서 승리했다”며 “전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훌륭한 선수”라고 했다. 이어 “세계 4대 여자 골프선수들이 모두 한국 출신이다.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축하한다”며 연설을 잠시 끊고 직접 박수를 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8월엔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한국계 선수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금메달을 따자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리디아 고의 올림픽 골프 금메달 획득을 축하한다”며 “장하다(Way to go) 리디아!”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지난해 8월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열린 LIV 골프 대회 프로암에 참가해 라운드하는 모습. /로이터 뉴스1

한편 오브라이언은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미국의 북핵 정책이 비핵화에서 비확산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목표는 비핵화”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김씨 일가는 마피아처럼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핵무기가 정권을 유지해준다고 믿기에 (비핵화가) 쉽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그것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이 핵을 갖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가 핵을 갖는 (핵) 확산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되면 한국도 자체적인 억제력(핵무기)을 갖길 원할 것이며 일본도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어 “핵보유국이 많아질수록 역내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가 더 위험해지며 특히 불안정한 지역일수록 그렇다”고 했다.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대화해야 한다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오브라이언은 그로시 총장의 말이 일리가 있다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그 길(북핵 인정)로 가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인데 나는 우리가 거기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군비 통제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그 시점에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나라가 억지력을 위해 자체적인 핵무기를 가지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난 1월 외교안보·산업·기술 분야 한미일 전문가들에 의해 설립된 트라이포럼은 오는 11월에 서울과 도쿄에서 후속 행사를 가질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일 연대를 의미하는 ‘삼각(Trilateral)’의 앞 3글자를 딴 트라이포럼은 자유민주주의, 창업가 정신 및 혁신 등을 주제로 국제회의 및 출판 활동 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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