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이 2일 미시간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 다음 날인 2일 미국 언론들은 공화당 J D 밴스 상원의원의 판정승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과거 발언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정중한 태도로 회복하고 호감을 줬다는 것이다. 밴스는 아이 없는 여성을 비하한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밴스는 상대 후보의 결함을 정중하게 지적했고, 명료하고 끈질긴 자세로 유권자들을 설득했다”며 “러닝메이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에선 찾아보지 못했던 모습”이라고 했다. 밴스에 대해 “과거의 비꼬는 모습 대신 고유의 존재감과 지도력을 내세워 승리했다”고 평가한 반면 민주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해선 “너무 많은 사실과 지나친 펀치라인(귀에 쏙 박히는 표현)으로 과하다는 느낌을 줬다”고 했다. 토론 직후 실시된 CBS와 CNN 여론조사에서도 밴스를 승자로 꼽은 응답이 더 많았다.

토론에서 선전하면서 트럼프에 이은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후계자로서 밴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헌법은 연임·중임 상관없이 대통령직을 최대 2번까지만 할 수 있도록 못 박고 있어서 트럼프가 이번에 당선될 경우 2028년 대선 도전이 불가능하다. 트럼프 이후의 구도를 얘기할 때 2인자인 밴스가 자연스레 거론될 수밖에 없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밴스의 토론은 선거 초반 손상된 그의 명성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토론을 2028년 (대선의) 첫 공화당 예비선거 토론이라고 생각한다면 밴스가 한참 앞서 나갔다”고 했다. 보수 성향 작가 로드 드레어도 “이번 토론을 통해 밴스가 미국 보수의 미래로 낙점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은 토론 시청자를 4310만명으로 집계했다. 지난달 대통령 후보 간 토론 시청자 수(약 6700만명)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2020년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토론 시청자 수(약 579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