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롤러 미 뉴욕주 연방 하원의원. /로이터

미국 뉴욕주의 초선 공화당 하원의원이 18년 전 대학생 때 미국의 전설적인 팝 스타 마이클 잭슨 분장을 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인종 차별 의도가 아니었다’고 했지만 다음 달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하원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상황에서 악재가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마이크 롤러(38) 의원이 2006년 할로윈 축제를 맞아 마이클 잭슨 분장을 하고 대학 모임에 참석한 사진을 입수했다며 당시 그의 모습을 묘사했다. NYT는 “검은색 셔츠와 빨간색 재킷을 입고 그는 잭슨의 댄스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며 “(백인인) 그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고 했다.

마이크 롤러 미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이 지난 2006년 재학중이던 맨해튼 칼리지 할로윈 파티에서 팝스타 마이클 잭슨으로 분장하고 찍은 사진.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롤러가 역사가 깊은 인종 차별 행위인 '흑인 분장(blackface)'을 했다는 취지로 3일 보도했다. /페이스북

NYT는 이 사진을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 등 유색 인종처럼 보이기 위해 어두운 색의 피부 분장을 하는 것은 ‘블랙페이스(blackface)’라고 불린다. 심각한 인종차별 행위로 여겨지며 심각한 경우 정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롤러는 이 사진이 실제라고 인정하면서도 NYT에 “어렸을 때 부엌에서 (잭슨의 대표적 춤 동작인) ‘문워크’를 시도했다”며 “나의 음악적 영웅에 대한 진정한 오마주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 사진은 그런 것(흑인 분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진에 불쾌감을 느낀 분들에게는 죄송하다”고 했다. 롤러는 공화당의 급격한 우경화를 자주 비판해 공화당에서 떠오르는 ‘젊은 온건파’라는 평판을 쌓아왔다.

블렉페이스는 1830년대의 ‘흑인 광대극’에서 비롯됐다. 19세기 중반까지 흑인 노예제를 유지한 미국에서 과거 백인 배우들은 구두약, 코르크 등으로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붉고 두꺼운 입술을 과장하는 등 흑인 노예를 희화화한 분장을 했었다. NYT는 “그 당시 블랙페이스는 반흑인 인종차별의 강력한 상징이 됐다”면서도 “백인 배우들은 계속해서 이런 관행을 유지해왔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19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대학생 당시 머리에 터번을 쓰고 만화영화 알라딘의 주인공으로 분장했던 사진이 공개돼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었다. 같은 해 흑인 분장 논란의 근원지인 버지니아에서 주지사와 검찰총장 모두 과거 대학교때 흑인 분장을 한 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흑인 분장을 해 사퇴 압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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