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거짓말쟁이 카멀라 해리스(부통령)의 전기자동차 의무화 정책을 종료하겠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의 어떤 주에서도 내연기관 자동차나 트럭을 금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찾은 미시간주는 과거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영광을 누리다 몰락한 러스트 벨트(쇠락한 제조업 중심 지역)를 상징하는 곳이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고,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했다. 583명의 선거인단 중 15명이 걸려있어 트럼프와 해리스 모두 놓칠 수 없는 곳이다.

특히 트럼프가 유세 장소로 찾은 새기노(Sagninaw) 카운티(주보다 작고 시보다 큰 행정단위)는 미시간 내에서도 ‘격전 지역’으로 꼽힌다. 대도시 디트로이트에서 차로 1시간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시골’이다. 서울의 세 배가 넘는 면적에 인구는 20만명에 불과하고 평일에도 상당수 거리에서 상점이나 유동 인구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이 지역 투표 결과가 지난 네 차례 대선 결과와 정확히 일치했다. 새기노 주민들은 2008·2012년 대선 때는 버락 오바마(민주당)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2016년에는 트럼프를, 2020년에는 다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택했다. 이렇게 극과 극을 오가는 표심 때문에 ‘부메랑 카운티’라는 별명이 붙었다. 미 전역의 카운티 3142곳 중에서 새기노처럼 직전 네 차례 대선 결과와 민심이 정확히 일치한 곳은 0.8%(25곳)에 불과하다.

트럼프는 이 곳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에 대해 “미시간주의 4만개를 포함해 약 20만개의 미국 내 자동차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며 “미시간 경제와 자동차 산업에 사형선고를 내린다는 것이 믿어지나”라고 했다. 이어 “(내가 재선하면) “자동차 사업, 제조공장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더 많은 일자리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에 (당신들이 내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또 다시 밝혔다. 그는 “(US스틸을 일본제철에) 팔게 놔두지 않겠다. 좋은 거래일지 몰라도 상관없다”며 “내가 그곳(백악관)에 도착하기 전에 (거래가) 완료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카멀라(해리스)는 불법 이민자를 위한 기프트카드에 10억 달러(약 1조 3천억원)를 사용하는 등 연방재난관리청(FEMA) 자금을 모두 사용했고, 기프트카드로 (불법이민자들이) 고급 호텔에 묵게 했다”며 “우리 참전용사들은 그 호텔 아래 인도에서 잠자고 있다”고 했다.

또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선 허리케인 ‘헐린’과 관련해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연방정부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왜냐하면 그들은 돈이 없다. 이 나라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돈을 썼기 때문”이라고 도 했다. 미시간주에서 해리스·트럼프 지지율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쿡폴리티컬리포트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51%로 트럼프(48%)를 3%포인트 앞섰다. 반면 트라팔가그룹이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7%로 해리스(45%)를 2%포인트 앞섰다. 그만큼 당락을 막판까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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