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2020년 코로나 테스트기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비밀리에 보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당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었던 때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테스트기 물량이 부족했었다. 자국민들도 테스트기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적성 국가 리더에게 테스트기를 보내는 데 대한 여파를 우려한 푸틴이 트럼프에게 “(테스트기를 보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라”고 충고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이날 자사 소속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가 조만간 발간할 저서 ‘전쟁’의 일부를 인용해 “바이러스에 겁을 먹은 푸틴은 (트럼프가 보낸) 물품을 받은 뒤 미국 대통령을 위해 정치적 파장을 막기 위해 고심했다”며 “푸틴은 트럼프에게 ‘사람들(미국인들)은 당신에게 화를 낼 것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우드워드의 이번 저서는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작년 10월 하마스의 기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 등을 다룬 책으로 트럼프나 조 바이든 대통령 등의 대응 등도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퇴임한 이후에도 푸틴과 수차례 통화를 갖고 친분을 유지해왔다고 WP는 전했다. 책에 따르면 올해 초 트럼프는 보좌관에게 플로리다의 별장인 마러라고의 사무실에서 푸틴과 사적인 통화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우라고 지시했다. 익명의 트럼프 보좌진은 우드워드에 트럼프가 지난 2021년 백악관을 떠난 이후 7차례 통화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도 푸틴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24시간 내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밥 우드워드(오른쪽에서 첫째) 미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2019년 12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인터뷰하고 있다. 책상에는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같이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백악관

트럼프와 푸틴의 이런 친분을 두고 우드워드는 “(워터게이트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보다 더 나쁜 대통령”이라고 했다. 우드워드는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했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가장 무모하고 충동적인 대통령이었으며 2024년 대선 후보로서도 똑같은 성격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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