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후보자 토론에서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가 발언 도중 얼어 붙었다. 그러자 민주당 앤디 김 후보가 바쇼에 다가가 괜찮은지 묻고 있다. /CSPAN

11월 뉴저지주(州)에서 미 연방 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민주당 하원의원이 선거 경쟁자를 상대로 보인 인간적인 면모에 미국 유권자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6일 상원의원 후보 토론회에서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가 발언 도중 말을 잇지 못하는 ‘얼음’ 상태가 됐는데, 김 의원이 곧바로 바쇼에 다가가 “괜찮냐”고 물은 것이다. 나날이 격화되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쟁 속 간만에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김 의원은 이날 바쇼 후보와 첫 상원의원 후보 토론회를 가졌다. 바쇼는 사업가 출신으로 1972년 이래 공화당 상원의원이 배출된 적이 없는 뉴저지 주민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다. 그런데 바쇼가 뉴저지의 경제에 관한 첫 번째 질문을 받고 식은땀을 흘리더니 갑자기 얼어붙어 연단을 움켜쥐고 쓰러질 뻔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모습을 본 김 의원이 바쇼 쪽 연단으로 다가가 괜찮은지 물었다. 바쇼가 보좌관의 부축을 받아 무대에서 내려가면서 토론이 약 10분 동안 중단됐다. 구급대원들도 와서 바쇼의 상태를 점검했다.

바쇼는 이후 탄산음료를 들고 돌아와 “너무 흥분해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농담을 던졌고, 토론이 재개됐다. 두 후보는 이후 날카로운 토론을 펼쳤다. 바쇼는 김 의원을 ‘워싱턴의 내부자’로 규정하며 민주당의 세금 인상과 규제가 지역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김 의원은 바쇼의 당선으로 여성의 낙태 권리가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커쇼는 토론회가 끝난 뒤 본인의 X(옛 트위터)에 “하루 종일 선거 운동을 했지만, 한 번도 간식을 먹지 못했다”며 자원봉사자들과 피자를 먹은 사진을 인증했다. 지난해에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이 기자회견 도중 답변을 하지 못하고 ‘30초 얼음’이 된 적이 있다.

X,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앤디에게 정말 감명받았다” “품위 있는 행동을 보여준 예의 바른 정치인”이라며 급박하게 벌어진 해프닝 속 정적(政敵)도 보듬은 김 의원을 칭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뉴저지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하원의원 3선 고지에 오른 한국계 정치인이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원 외교위 등에서 활동한 외교·안보통으로 최근 본지와 만나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미국이 직면한 최우선 도전 과제”라며 “당선되면 상원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11월 한국계 첫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민주당 의원. /워싱턴=김은중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