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과의 전면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포대와 운용 병력 100여 명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미군이 이스라엘에 직접 파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내 사드 배치는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로이터는 “이들은 (전투 병력이 아닌) 사드 포대 운영에 필요한 병력이지만, 이스라엘 본토에 미군이 직접 배치되는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사드 배치를 승인했다”며 “이번 조치는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이란 및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고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미군이 취한 광범위한 조정의 일환”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후원을 받으며 이스라엘과 교전 중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모두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은 “(이번 사드 추가 배치는) 확전하는 중동 전쟁에 미군을 더 끌어들일 수 있다”며 “(이번 파병은) 중동에서 격화하는 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심화시킨다”고 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사드를 운용하는 미군 병력의 이스라엘 본토 배치는 미국 군인이 이스라엘 영토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 13일과 이달 1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탄도미사일을 무더기 발사했었다. 4월 공격 때는 이스라엘의 방공 체계 ‘아이언돔’에 의해 미사일의 99%가 요격돼 거의 피해가 없었지만, 이번 공격엔 이란의 미사일 30여 기가 이스라엘 본토에 떨어져 방어 능력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사드와 운용 병력이 이스라엘에 도착하는 데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 곳곳의 기지에 병력 4만여 명을 주둔시키고 있는 미군은 지난달 중동에 수천 명 추가 파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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