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주말인 12일 선거 유세를 하루 건너 뛰고 ‘꿩 사냥’에 나섰다. AP는 이날 “월즈가 미네소타의 꿩 사냥 시즌이 시작되자 산탄총을 들고 풀숲을 헤집고 다니며 본인의 시골 출신 배경, 야외 스포츠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펼쳤다”고 했다. 헌법이 보장한 총기 소유 권리를 중시하는 남성 유권자들을 겨냥한 행보인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지난달 “나는 총기 소유자”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날 월즈는 부주지사인 페기 플래너건과 함께 미네소타에서 남서쪽으로 약 150km를 달리면 나오는 ‘슬리피 아이’ 근처에서 꿩 사냥을 했다. 월즈는 과거 주지사 자격으로 여러 차례 꿩 사냥을 했고 꿩도 잡은 적이 있다. 이날도 주황색 사냥 모자를 쓴 채 “꿩들이 풀 밑으로 숨어있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미국 언론들은 “비밀경호국(SS)은 물론 20여 명의 취재진, 인플루언서들이 지켜보고 있었던 터라 실제 총을 쏘기까지는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월즈는 “쏘고 싶은 유혹이 있었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다”고 했다. 월즈는 전날에는 자신이 교사이자 고등학교 풋볼 코치로 재직한 맨카토를 찾아 풋볼 경기를 관람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런 월즈의 행보에 대해 “남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필사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또 월즈가 총을 들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방송 영상을 짜깁기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사냥 중에 총이 보이지 않는 건 해리스·월즈 정부에서의 미래를 보여주는 징조”라고 했다. 총기 소유 권리에 찬성하면서도 규제를 주장해 온 해리스 측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월즈는 12년 동안 하원의원으로 있으면서 총기 소유 권리를 옹호해 전미총기협회(NRA)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학교 총격 사건 이후 입장을 바꿔 구매·양도 시 신원 조회를 강화할 것을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