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진행한 타운홀 미팅 행사가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실내 집회 도중 온도가 올라가면서 청중 두 명이 기절했는데, 그러자 트럼프가 “더 이상 질문은 하지 말고 음악으로 꾸며보자”며 약 40분 동안 노래에 맞춰 춤을 췄기 때문이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의 ‘정신 건강’에 우려를 표하며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 근교 도시인 오크스에서 경제를 주제로 하는 실내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총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주로 트럼프가 재집권하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곳이다.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서 참가자 두 명이 기절하는 응급 상황이 벌어졌는데 트럼프가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사회자로 나선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이 경제 상황에서는 아마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두드러진 인플레이션과 고(高)물가를 꼬집었다.
그러자 트럼프는 “누구 또 기절하고 싶은 사람 있냐? 더 이상 질문은 하지 말자. 누가 질문을 듣고 싶어 하겠냐”라며 “그냥 음악만 들어보자”고 했다. 행사장에서는 트럼프 유세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아베 마리아’, 빌리지 피플의 ‘YMCA’, 제임스 브라운의 ‘잇츠 어 맨스 월드’,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할렐루야’ 등 9곡이 연달아 나왔다. 트럼프는 39분 동안 무대에 서서 몸을 흔들었고, 노엠 역시 트럼프의 옆에서 그의 동작을 따라했다. 트럼프는 응급 처치를 받은 두 사람을 언급하며 “두 사람은 애국자고 그들을 사랑한다” “그들 덕분에 멋진 음악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유명 뮤지컬 캣츠의 주제곡인 ‘메모리’를 끝으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트럼프가 노래에 맞춰 장시간 춤을 추는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도배됐다. 트럼프 측 대변인인 스티븐 청은 “트럼프와 군중 사이에서 아주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고 했고, 또 다른 대변인인 캐롤라인 레빗은 “DJ 트럼프”라고 했다. 반면 해리스 측은 “트럼프가 정신이 헤매고 혼란스러워 보였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웨인라이트는 15일 인스타그램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음악을 유세 도중 사용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어젯밤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이 음악과 교감하는 모습은 신성모독의 극치였다”며 트럼프 캠페인에 사용 중단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