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 플로리다주 도랄에서 열린 '유니비전'의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한국에 4만2000명의 미군이 있지만 부자 나라인 한국은 돈을 내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 이상 이용당할 수 없다”고 했다.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한건데, 15일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 표현하며 연 100억 달러(약 13조6500억원)를 부른지 단 하루만이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의 ‘포크너 포커스’ 프로그램이 주관한 타운홀 미팅에 출연해 경합주 여성 유권자들과 만났다. 그는 “여기(미국)에 군인이 6만명이 있는데 한국에 4만명이나 있을 이유가 없다” “한국에 (주한미군이) 4만2000명이 있는데 그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재임하고 있을 때 한국에 방위비를 부담시키려 했지만, 뒤이어 들어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무마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트럼프는 한국을 ‘부자 나라(rich country)’라 표현하며 “우리는 이제 시작해야 한다” “더 이상 이용당할 수는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이날 한미가 이달 초 타결한 제12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한국을 콕 집어 “우리는 이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해 트럼프가 재집권 할 경우 미국의 재협상 요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발언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것도 문제다. 트럼프는 이날도 주한미군 규모를 실제인 약 2만8500명 수준이 아닌 4만명 이상으로 과장해 말했다. 또 한국은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가 1시간 동안 타운홀 행사를 하며 최소한 19개의 거짓 주장을 했다”며 이를 바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