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6일 세계 최대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의 방송에 출연해 답변하고 있다. 그는 이날 3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느라 예정된 미시간주 야외 집회에 3시간 늦었다. /조 로건 유튜브

내달 5일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 세계 최대 온라인 팟캐스트(온라인 방송)에 출연해 3시간 넘게 인터뷰를 했다. 이 때문에 그는 당초 예정돼 있었던 경합주(州) 미시간의 야외 유세에 3시간 늦게 도착했다.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두고 트럼프가 이날 출연한 방송은 미국을 포함한 영미권의 젊은 남성들이 주로 듣고 있다. 그만큼 유세 캠페인까지 늦춰가면서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는 ‘젊은 남성’층에 구애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달 초 2030 여성들이 많이 듣는 팟캐스트 ‘콜 허 대디’에 출연하는 등 두 후보 모두 인터넷을 이용한 젊은 층 표심 구애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의 방송에 출연해 2020년 대선 사기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 중동 및 유럽 전쟁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길게 밝혔다. 미 언론들은 “그가 평소에 하는 야외 유세 연설의 ‘긴 버전’”이라고 평가했다.

로건은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선 1400만명, 유튜브에선 1780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그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는 데 대해 “로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젊은 남성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자신의 지지층에게 막바지 호소를 함으로써, 이들을 투표장으로 확실히 오게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에 대해 “그와 아무 문제가 없었다. 내 생각에는 내부의 적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내부에 적이 있고, 정말 나쁜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이 이 나라를 실패하도록 만들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3일 트럼프는 민주당 세력을 ‘급진 좌파’라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민주당) 등을 내부의 적이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이들을 진압하는 데 방위군 등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해 해리스 진영의 비판을 받았었다.

트럼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쟁을 끝내도록 협상할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 구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그 근거로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정확히 말한다면 결코 협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로건은 지난 2022년 트럼프를 자신의 쇼에 출연시키지 않겠다며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대한 실존접 위협”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입장을 바꿔 트럼프와 이날 장시간 인터뷰 한데 대해 “지난 7월 (트럼프를 노린) 암살 시도가 내 입장을 바꿨다”며 “그들이 당신을 쐈을 때 나는 ‘그(트럼프)가 여기(팟캐스트 방송 인터뷰장)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이날 로건 방송에서 무려 3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10일 남은 상황에서 유세 하나가 아쉬운 대선 후보 입장에서는 매우 장시간이다. 당초 그는 이날 오후 7시30분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 유세가 예정돼 있었지만 약 3시간 늦은 오후 10시가 넘어서 연단에 올랐다. 그는 연단에 올라 “우리는 (인터뷰에) 너무 묶여 있었다”면서도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유세 참석자들이) 너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정말 대단한 분과 인터뷰를 했다. 나는 그를 잘 몰랐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긴 인터뷰였기 때문에 그를 알게 됐다. 조 로건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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