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 경북 울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 참석해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대통령실

미국 에너지부는 4일 한국과 미국 정부가 지난 1일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업무협약(MOU)’에 가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 가서명은 한국의 체코에 대한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 짜리 원전 수출을 놓고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 간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자사 기술로 만든 원전을 허가 없이 수출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해 한수원의 원전 수출 노력에 부담이 되고 있다.

에너지부는 이날 “한미 양국이 깊고 오랜 관계에 걸맞게 MOU를 체결함으로서 민간 원자력 에너지 협력을 진전시키는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며 “한미가 최고 수준의 비확산, 안전, 안보 기준을 유지하면서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확대를 촉진한다는 상호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원전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관리를 강화한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중국·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는 원전 수출 시장에서 같은 자유·민주 진영이자 동맹인 한미가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에너지부는 또 “이번 추가적인 약속은 기후 변화 대응, 글로벌 에너지 전환 가속화, 핵심 공급망 보장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십억 달러 상당의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고 양국 산업에 수만 개 제조 일자리를 창출·유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MOU에 대해서는 “양국의 수도(서울·워싱턴DC)에서 최종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는 지난 2022년 5월 정상회담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도 재가동하기로 하는 등 ‘한미 원전동맹’으로의 도약을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