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대선과 함께 치른 상·하원 선거에서 델라웨어·메릴랜드주 최초의 흑인 여성 상원 의원이 탄생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상원에서 두 명 이상의 흑인 여성 의원이 동시에 활동하게 됐다. 지금까지 흑인 여성 상원 의원은 총 3명 있었지만 각각 다른 시기에 활동했다.
메릴랜드에서는 앤절라 알소브룩스(민주당)가 1위를 차지했다. 알소브룩스는 흑인 여성 법조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소브룩스에게 밀린 2위 후보는 래리 호건(공화당) 전 주지사였다. 한국계 배우자와 결혼해 ‘한국 사위’로 유명한 호건은 대표적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 지역)인 메릴랜드에서 주지사 재선에 성공하며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같은 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소신 행보를 이어오면서도 트럼프의 지지 선언을 받아냈지만 이번엔 낙선했다. 델라웨어에서는 리사 블런트 로체스터(민주당) 현역 하원 의원이 공화당 에릭 핸슨을 꺾었다.
성소수자 후보들도 약진했다. 미국 최초 트랜스젠더 상원 의원인 세라 맥브라이드(민주당)는 이번엔 델라웨어 하원에서 당선돼 최초의 트랜스젠더 하원 의원 타이틀까지 갖게 됐다. 텍사스에선 동성(同性) 결혼한 여성 줄리 존슨(민주당)이 주 최초로 성소수자 하원 의원이 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인들이 더 다양한 대표성을 선택하기로 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결과”라고 했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현재 미국 상원에서 12명만이 유색인종으로 분류되고, 성소수자 의원은 상·하원을 통틀어 13명뿐이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도 다수 재선에 성공했다. 하원에서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대표 주자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조지아)를 비롯해 짐 조던(오하이오) 등이, 상원에선 조시 홀리(미주리)가 연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