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5일 전역에서 실시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 공개된 CNN 출구조사에서 정권 심판 여론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58%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 “지지한다”(41%)를 17%포인트 차로 압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캠페인 기간 바이든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가운데, 이런 여론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유권자들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로 민주주의(35%), 경제(31%), 낙태(14%), 이민(11%), 외교(4%)를 순서대로 꼽았다. 해리스에 투표한 유권자들만 놓고 보면 민주주의(56%), 낙태(21%) 순이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1·6 의회 습격 사태를 선동한 점 등을 부각하며 “트럼프는 민주주의의 위협”이라 주장해왔다. 반면 트럼프에 투표한 이들은 경제(51%)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민(20%)과 민주주의(12%)가 뒤를 이었다. 트럼프는 캠페인 내내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물가가 오르고 불법 이민자가 급증한 점을 문제 삼았다. 출구조사만 놓고 보면 이에 따른 해리스·트럼프 지지자들 간 상반된 인식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과 고(高)물가가 미국 내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응답자의 45%가 “4년 전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했다. 30%가 “똑같다”고 했고, 24%는 “4년 전보다 상황이 더 나아졌다”고 했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이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 한 9월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지지할 후보를 결정했고, 선거 직전 1주일 동안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았다. ‘올해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것이란 믿음이 있냐’는 질문에는 해리스 지지자의 90%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트럼프 지지자 중에선 똑같은 응답이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