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당일인 5일 “미국인들은 우리를 분열시키는 이 시대에 솔직히 지쳐있다”며 “우리 모두는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편 가르기’식 정치 스타일을 지적하며 포용·화합의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해리스는 전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내 5개 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소화했고, 영화 ‘록키’로 유명한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 계단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해리스는 이날 피츠버그의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성공과 좌절을 함께 겪는다” “리더십은 공통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이지 끊임없이 사람들을 질책하고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는 대선 캠페인 기간 “나를 지지하지 않은 미국인들의 얘기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통합’ 메시지를 줄곧 발신해왔다. 그는 트럼프와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상원의원의 자신을 향한 인신공격에 대해 ‘소음’이라 규정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행위고 나는 그런 소음에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날 해리스가 워싱턴DC의 해군 관측소에 있는 부통령 관저에 머물며 라디오 인터뷰에 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의회 의사당과 함께 여기도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해리스는 선거 당일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투표하면 이길 수 있다” “당신의 목소리가 꼭 세상에 들리게 하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또 오후에는 워싱턴에 있는 전국위원회(DNC) 본부에 들러 전화를 걸어 투표를 독려하는 ‘폰 뱅킹’에 힘을 보탰다.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해리스를 향해 “당신의 리더십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것이고 미국의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란 덕담을 건넸다. 해리스는 이날 오후 투표가 종료되고 개표가 시작되면 북서부에 있는 모교(母校) 하워드대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볼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미 헌정 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이 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해리스가 승리할 가능성을 전날보다 6%포인트 오른 56%로 예측했다. 진 오맬리 딜런 선거대책위원장은 방송에 출연해 “선거를 마무리하며 느낌이 매우 좋다”면서도 “경합주 윤곽이 내일 아침까지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인내심을 갖고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