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와일즈 트럼프 재선 캠페인 공동 선대위원장,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 대사. /AP 연합뉴스·로이터 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트럼프 2기 백악관과 주요 부처를 이끌어 갈 참모진 구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기 때 고위 장성들과 노련한 관료들의 견제를 받았던 트럼프는 이번엔 ‘충성심’을 중요한 기준으로 두고 자신의 지시를 따를 인물을 전면에 배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선거 막판에 트럼프에게 약 2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백악관 재입성을 도운 이 중에서도 머스크를 칭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트럼프는 “일론은 우리의 새로운 스타이자 이 나라에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라며 “나는 그를 사랑하고 이런 천재는 나라가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에서 연방정부 비용을 줄이고 공무원 숫자를 감축하는 역할을 맡을 ‘정부 효율성 위원회’ 수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조직이 위원회가 될지 정식 정부 부처의 형태가 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트럼프는 대선 캠프 살림을 맡았던 수지 와일스·크리스 라시비타 공동 선거대책위원장도 무대에 올리면서 “엄청난 경의를 표한다”고 격려했다. 두 사람은 차기 정부의 백악관에서 비서실장, 선임 고문 등 요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와일스는 트럼프 2기 정책, 캠페인 메시지, 예산, 조직, 유세 계획 등을 총괄하는 트럼프 캠프의 최고 ‘막후 실력자’로 이번 선거에서 조직 내부 기강을 잡고 트럼프 ‘메시지’를 통일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날 민주당의 상징적 인물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케네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트럼프를 지지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도 칭찬했다. 그는 “바비(애칭)가 이 나라를 더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케네디는 차기 정부 보건부 장관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자문 기구인 국내정책위원회 국장이었던 브룩 롤린스, 전직 하원의장인 케빈 매카시도 비서실장에 오를 수 있는 또 다른 후보로 꼽히고 있다.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을 지휘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엔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 대사가 거론된다. 외교안보 참모 중 ‘충성파’로 꼽히는 그는 트럼프 1기 당시 주독 대사와 함께 국가정보국(DNI) 국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콜비 전 부차관보도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발 맞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무장관 후보군엔 빌 해거티, 톰 코튼,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 보좌관 등도 거론된다. 국방 장관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 장관 대행의 이름이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