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조선업 협력을 요청한 가운데 한국 조선업의 미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 전문가로부터 나왔다.
헨리 해거드 전 주한미국대사관 정무공사는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국 기업들은 지난 3년간 미국에 1140억 달러를 투자해 수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내 제조업 기반을 재건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한국 기업과 국민은 미국에 ‘모든 것을 걸고’ 투자해 왔고 그 결과 한국이 얻은 혜택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되살릴 수 있는 산업으로 조선업을 꼽았다. 그는 “차기 미국 대통령과 의회가 미국의 조선업을 구하고, 미래에 군사 및 화물용으로 필요한 선박을 공급할 역량을 보존하려면 선박을 미국 밖에서도 만들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법은 ‘미국에서 만든 선박만이 미국 항구에서 자국 다른 항구로 운항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존스법’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000여척이 넘는 선박을 만들면서 산업이 급성장하자 자국 조선업을 계속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법안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미국 조선업은 경쟁력을 잃어갔고 지금은 한국·일본·중국 등에 밀리고 있다.
해거드는 미국 밖에서도 선박 건조를 허용해야 하는 근거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꼽았다. 그는 “LNG 운반선은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만든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더 많은 선박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한국과의) 공동 소유 구조를 도입하면 혁신적인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할 수 있어 미국의 조선 능력을 보존하면서도 수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군과 산업을 위한 최첨단 선박 건조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편 미국 철강 산업을 살릴 해법은 관세가 아니라 협력이며, 미국이 한국에 대해 철강 관세와 쿼터(수입량 제한)를 폐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