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트럼프(왼쪽)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가 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연설을 듣고 있다. /로이터·뉴스1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연설 당시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가 배우자 제러드 쿠슈너와 함께 간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당시 이방카의 복장이 소셜미디어와 호사가들 사이에서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4년 만의 정권 재창출이자 트럼프의 재선을 축하하는 무대에서 이방카가 하필이면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벨벳 정장을 입고 나왔기 때문이다.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인 린다 맥마흔이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것과도 선명하게 대비 됐다. 앞서 질 바이든 여사는 선거 당일인 5일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어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방카·쿠슈너 부부는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활동했다. 부부는 자타가 공인하는 ‘파워 커플’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좀처럼 대중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지난 7월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때 모습을 비춘 것이 전부였다. 이는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선정에 적극 관여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선거자금 모금 활동을 하는 것과 대비됐다. 이방카는 2년 전 “아버지를 정말 많이 사랑한다”면서도 “우리는 어린아이들과 가족이 되어가는 생활을 우선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쿠슈너 역시 중동·동유럽을 다니며 부동산 개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방카의 파란색 복장을 놓고 소셜미디어에선 “파란색 정장을 입은 게 이상하다” “왜 많은 색깔 중 하필 파란색이냐” “옷 색깔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지난 7월 이방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딸의 생일 축하 사진도 무수한 해석을 낳았다. 케이크에 ‘팝의 여제(女帝)’라 불리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가사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모녀(母女)가 마이애미에서 열린 스위프트 콘서트에 모습을 드러낸 적도 있다. 스위프트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아닌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트럼프가 “시장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저격하는 일도 있었다.

연예 매체 페이지 식스는 6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방카 부부가 2017~2020년 트럼프 정부 고문으로 일하는 과정에서 여러 진보 성향의 친구들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며 “이방카는 훌륭한 삶을 살고 있으며 변화를 만들기 위해 백악관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방카는 지난 7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건 아이들을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며 “정치는 거칠고 험난한 사업이기 때문에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분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