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트 테슬라 CEO의 트랜스젠더 딸 비비안 윌슨. /X(옛 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의 정치 역정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그의 딸인 비비안 제나 윌슨(20)이다. 윌슨은 머스크가 2000년 결혼한 작가 저스틴 윌슨 사이에서 얻은 쌍둥이 자녀 중 한 명이다. 윌슨은 16살 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이름도 부친이 지어준 자비에르 알렉산더 머스크에서 2022년 4월 비비안 제나 윌슨으로 개명했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와 갈등을 빚고 절연했다.

머스크는 지난 7월 한 인터뷰에서 “주변에 속아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허락했고,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비비안을 잃었다”며 “아들이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하는 ‘깨어있다’는 뜻)에 의해 살해됐다”고 했다. 주변에선 이 사건이 본래 민주당 지지 성향이었던 머스크가 공화당으로 전향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성전환 호르몬 요법 같은 성 정체성 확인 치료, 남성이었던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스포츠 경기 참여를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윌슨은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인 지난 6일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글을 올리고 “트럼프가 4년만 재임한다 해도 (트랜스젠더 규제에) 기꺼이 투표한 이들은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 “나의 미래가 미국에는 있지 않을 것 같다”며 미국을 떠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윌슨은 과거에도 부친 머스크 대해 “매우 차갑고 쉽게 화를 내며 무심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며 “내가 여성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나를 괴롭히고, 목소리를 다르게 내라고 하는 등 남성적으로 보일 것을 강요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