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유력한 스티븐 밀러(39)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반(反)이민 책사’로 강경한 국경 정책을 주도했다. 이번 선거 때도 ‘사상 최대의 불법 입국자 추방’ 등 공약을 입안했다. CNN은 “그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선 불법 이민 추방자 수를 현재의 열 배 이상인 연 100만명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했다. 당초 국토안보부 장관 기용설(說)도 나왔지만 결국 트럼프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수 있는 백악관 내 고위직으로 결정되는 분위기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도 “트럼프의 또 다른 환상적인 선택이다. 축하한다”는 소셜미디어 글을 올렸다.
밀러는 트럼프의 의중을 가장 잘 읽는 참모로 꼽힌다. 연방의회 보좌관 출신의 밀러는 2016년 대선 기간 하루에 연설문 3개를 술술 써내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대인인 그는 캘리포니아의 민주당원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유년기부터 강경 보수로 기울었다고 AP 등은 전했다.
특히 듀크대 재학 시절에는 다문화주의에 대한 경멸 등을 주제로 글을 발표하면서 우파 논객으로 이름을 얻었다. 대학 졸업 후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의 연설 비서를 7년간 맡았다. 트럼프의 첫 대통령 취임 연설문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연설문 작성뿐만 아니라 이슬람 국가 시민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 난민 수용 인원 축소,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 수용 등의 정책도 주도했다.
트럼프는 전날엔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을 총괄하는 ‘국경 차르(czar·수장)’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호먼은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에서 공공 안전 및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최악 중 최악에 집중할 것이고, 지금 언론 등이 말하는 것과 매우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추방은 잘 훈련된 ICE 요원이 특정된 대상에 대해 실시하는 인도적 작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