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재무 장관 후보로 억만장자 펀드매니저 스콧 베센트(62)가 급부상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1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의 핵심 측근들이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베센트를 재무 장관으로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센트는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의 최측근이다. 2011~2015년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내고 2015년 독립해 키스퀘어를 세웠다. 소로스가 1992년 파운드화 공매도로 영란은행을 파산 위기까지 몰아넣으면서 ‘영국 중앙은행을 턴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때 바로 옆에서 도왔다고 알려져 있다. 베센트는 트럼프 1기 정부엔 참여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선거 캠프에 약 200만달러(약 28억원)를 기부하면서 트럼프의 ‘제1 경제 고문’으로 떠올랐다.
당초 재무 장관 자리엔 베센트와 함께 월스트리트의 헤지 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 하워드 러트닉 공동인수위원장, 빌 해거티 연방 상원 의원 등이 함께 거론돼 왔다. 그러나 이날 폴슨이 언론에 “이번에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하면서 베센트가 유력하게 떠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베센트는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바이드노믹스(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를 실패로 규정하면서 경제 기조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으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통해 민간 투자를 더욱 활발하게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도 혹평을 쏟아냈다.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IRA는 기후변화 대응, 의료비 절감, 세제 개혁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경제를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에 투자한 기업들에 세액공제나 보조금 등을 제공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 뉴 스캠(신종 녹색 사기)’으로 칭한 이 법은 축소 및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정부 아닌 민간이 자본을 배분하는 것이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며 “비생산적인 투자를 장려하는 법안의 왜곡된 인센티브를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조금 체계를 바꿀지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