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랫클리프(59)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발탁한다고 밝혔다. 랫클리프는 변호사·정치인 출신인 트럼프의 측근 인사로, 법무장관에도 이름이 거론됐던 인물이다. 2004~2012년 텍사스주(州) 히스 시장, 2015~2020년 텍사스가 지역구인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현역 의원 시절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공화당 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짙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친(親)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의 미국안보센터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인 2019년 7월 랫클리프를 DNI 국장에 지명했지만, 공화당 상원의원들 조차 ‘정보 기관의 정치화’를 우려하고 언론이 경력 부풀리기 의혹을 폭로해 좌초됐다. 하지만 이듬해 2월 랫클리프를 다시 지명한다고 밝혔고, 랫클리프는 트럼프 정부 임기가 7개월 여 남은 그해 5월 DNI 국장에 취임했다. CNN은 “랫클리프가 재임 기간 정보기관 구성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 영향력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개하는 등, 2020년 대선이 다가오자 트럼프를 정치적으로 돕기 위해 정보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랫클리프가 기밀 정보를 해제해 트럼프, 공화당이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격하도록 유도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상원 인준이 필요한 국장 임명 과정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