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5월 29일 뉴욕 맨하탄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한 가운데, 그의 오른쪽에 이번 법무부 차관으로 지명된 토드 블랑쉬 변호사가 앉아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차기 법무부 차관으로 개인 변호사인 토드 블랑쉬(50)를 지명했다. 전날 트럼프는 법무장관에 자신의 최측근이자 공화당 내에서도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맷 게이츠(42) 하원의원을 지명했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네 번에 걸쳐 기소했던 법무부 내부를 물갈이 함과 동시에 정적에 대한 수사를 자신의 뜻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이란 관측이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글에서 “내 행정부의 법무부 차관으로 토드 블랑쉬를 임명하게 돼 기쁘다”며 “토드는 훌륭한 변호사로 법무부의 중요한 지도자가 돼 오랫동안 문제가 됐던 사법 시스템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가 됐던 사법 시스템’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표적 수사’였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그간 법무부가 정적을 수사하는 곳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토드는 뉴욕 남부지구 연방검찰청에서 팀장으로 갱단 및 기타 연방 범죄를 기소했으며 두 명의 연방 판사 밑에서 근무하고 법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며 “토드는 우리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블랑쉬는 지난 18개월간 트럼프 개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CNN은 “플로리다 팜비치(트럼프 당선인 자택 마라라고 리조트가 있는 곳)에서 트럼프와 함께 있거나 여행에 동행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법무부 차관은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게이츠에 대해선 공화당 내에서도 ‘극단적인 인사’라며 반대 기류가 있는 가운데 법무차관까지 자신의 개인 변호사를 임명하면서 인준에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는 또 다른 개인 변호사인 에밀 보브를 법무부 수석부차관이자 차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법무부 수석부차관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없다. 트럼프는 “에밀은 뉴욕 남부지구 연방검찰청 국가안보부서에서 팀장으로서 테러리스트와 국제 마약 밀매 조직을 기소한 경력이 있다”며 “그는 두 명의 연방 판사 밑에서 근무했으며, 조지타운 대학교 법학센터에서 우등으로 졸업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