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원. /로이터·뉴스1

낸시 펠로시(84) 민주당 하원의원이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2026년 선거 출마와 관련된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식적인 절차지만 펠로시 측이 재선 출마 여부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20선에 성공한 펠로시가 2년 뒤 21선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펠로시는 여성으로는 사상 첫 연방 하원의장을 지낸 민주 진영의 실력자로, 이번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데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

1940년생인 펠로시는 이달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캘리포니아주(州) 11구 선거에서 개표율 92% 현재 81.3%의 득표율을 얻어 20선에 성공했다. 이틀 뒤인 7일 FEC에 2026년 선거 출마와 관련된 문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펠로시의 (재선 출마) 의도를 보여주는 초기 징후”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펠로시는 선거 후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 될 것인가’하는 질문에 즉답 없이 “계속해서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20선에 성공한 펠로시가 ‘트럼프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고 상·하원 다수당 지위도 공화당에 내줘 지리멸렬한 가운데, 두 차례 하원의장을 지냈고 경륜이 있는 펠로시 같은 인물이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펠로시는 트럼프 1기 때 야당 소속 연방 하원의장으로 대통령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트럼프의 의회 연설 당시 뒤편 의장석에 앉아 있던 펠로시가 연설 원고를 찢어버리던 모습은 지금도 주기적으로 소환되는 장면이다. 펠로시의 정치적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의 지역 언론들은 “트럼프의 재선이 그녀의 재선 고려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