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보건복지부 장관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70)를 지명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 진영의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집안 출신으로, 이번 대선에 출마했지만 지난 8월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는 데 기여를 했다. 트럼프가 선거 기간 그에게 “공중 보건 기관에 대한 통제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6일 플로리다주(州) 웨스트팜비치에서 가진 대선 승리 연설에서 케네디 주니어를 콕 집어 “그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는 몇 가지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우리는 그가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인선이 많은 공중 보건 전문가들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차기 정부서 공중보건 분야를 총괄하게 되는 케네디 주니어는 이름난 백신 음모론자다. 최근 공영 라디오인 NPR에 출연해 “백신 안전성에 대한 과학에는 엄청난 결함이 있다”며 “국민들이 예방 접종에 대해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랫동안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아동 예방접종 권장 목록을 비판해 온 인물로 “연방기관이 홍역, 독감, 기타 전염병 백신에 관한 충분한 연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지난주엔 X(옛 트위터)에서 “골절과 암을 유발하는 불소를 공공 상수도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너무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공중 보건과 관련해 속임수, 잘못된 정보에 관여한 식품·제약 업체들에 짓밟혀 왔다”며 “모든 미국인의 안전과 건강은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보건복지부가 이 나라의 건강 위기에 기여한 유해 화학 물질, 오염 물질, 살충제, 의약품, 식품 첨가물 등으로부터 국민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