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에너지부 장관에 ‘석유 재벌’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 트럼프는 전날엔 에너지 정책을 총괄할 국가에너지회의(National Energy Council)를 신설했었다. 국가에너지회의의 의장은 내무부장관으로 지명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끌고, 라이트 지명자도 함께 하게 된다. 국가에너지회의 및 담당 장관들을 필두로 석유·가스·석탄 등 미국이 보유한 전통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외국 의존을 줄이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 시추를 늘리자는 구호)’ 정책을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에서 “(라이트 지명자)는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 언론들은 “라이트는 셰일 업계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화석 연료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행정부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간 트럼프는 화석연료 산업 부흥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바이든이 환경 문제로 중단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프로젝트를 즉각 승인하겠다고 해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라이트 지명은) 미국 석유 업계에 또 하나의 큰 승리이며, LNG 수출을 늘리려는 트럼프 계획을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가 전날 신설한 국가에너지회의의 의장인 버검은 국가안보회의(NSC)에도 참석하게 된다. 에너지 정책을 안보 사안과 연계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당시 트럼프는 이 같은 인선을 발표하면서 “버검은 우리의 천연자원을 보호하고 석유와 가스의 엄청난 이점을 회복하며 미국과 미국의 에너지를 다시 지배적이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신설되는 국가에너지회의는 모든 형태의 에너지 허가 및 규제를 담당하는 연방 부처와 기관을 대표하게 된다. 트럼프는 “이 회의는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경제 전반에 걸쳐 민간 부문의 투자를 강화하며, 기존의 오래된 규제 대신 혁신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미국의 에너지 지배로 가는 길을 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