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5일 백악관 대변인에 대선 캠프 대변인 출신인 캐럴라인 레빗(27)을 지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트럼프의 입’ 역할을 하게 될 레빗은 1997년생으로 미국 역사상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이 된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대변인보로 일했고, 이번 대선에선 캠프 대변인으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데 앞장섰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에서 “레빗은 나의 역사적인 선거 운동에서 내신 대변인으로 놀라운 일을 해냈다”며 “그녀는 똑똑하고 강인하며, 고도로 유능한 소통 전문가라는 점이 입증됐다”고 했다. 이어 “그녀가 대변인 연단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국민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1기 때 여성을 주로 대변인에 기용했다. 초대 대변인인 숀 스파이서를 제외하면 4명 중 3명(사라 허커비 샌더스, 스테퍼니 그리셤, 케일리 메커내니)이 여성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여성만 2명(젠 사키, 커린 잔피에어)을 기용했는데 고령의 백인인 대통령이 주는 이미지와 상호 보완을 이루고 인적 구성의 다양함도 홍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백악관 대변인 중 최연소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임 때의 론 지글러로, 그가 대변인으로 임명될 당시 나이가 29세였다. 레빗은 트럼프 측근이자 최근 유엔대사에 지명된 엘리스 스터파닉 공화당 하원의원의 공보국장으로 활동했고, 2년 전 뉴햄프셔주(州)에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패배했다. 세인트 안셀름대에서 언론학·정치학을 전공했고, 대학 시절 소프트볼 선수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지난 7월 아들을 출산하고 나흘 만에 업무에 복귀해 화제가 됐다. 레빗은 트럼프 피격 사건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일터로 빨리 돌아가는 것이었다”며 “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들었다”고 했다.
백악관의 대언론 전략을 총괄하는 공보국장에는 캠프 수석대변인 출신인 스티븐 청(42)이 기용됐다. 중국계 미국인인 청은 종합격투기 UFC의 홍보 담당 출신으로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전략대응국장을 지냈다. 소셜미디어에서 각종 원색적인 욕설과 비난을 서슴지 않는 거친 스타일로 유명한데,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공보 담당 다수가 언론을 공격적으로 비난하고 민주당을 조롱하는 것을 즐기지만 청은 그중에서도 두드러진다”며 “트럼프가 언론을 대하는 방식이 2기 정부에서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논쟁적일 것임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