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내정자.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파격 발탁한 피트 헤그세스(44) 국방장관·맷 게이츠(42) 법무장관 내정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헤그세스는 과거 성폭력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비공개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게이츠는 미성년자 성 매수 의혹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이는 경력과 자질에 대한 통상적인 검증 없이 오로지 충성도를 기준으로 인사를 했기 때문인데, 공화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있어 상원 인준 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헤그세스가 2017년 성폭력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했다. 헤그세스는 공화당의 여성 당원 모임에 연사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행사 닷새 후 한 여성이 그를 신고했다. 이후 헤그세스와 이 여성이 비공개 합의를 했고, 경찰은 조사 후 송치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WP는 “신고한 여성이 한쪽 넓적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의 일부 측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헤그세스 측은 “경찰이 철저히 조사했지만 사실이 아니라 결론이 난 사안”이라며 비위 의혹을 부인했다. 헤그세스는 온몸에 문신이 수두룩한데 AP는 “문신에서 유추되는 극단적 성향 때문에 군 복무 당시인 2021년 바이든 취임식 업무에서 배제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게이츠는 과거 17세 여성을 상대로 성 매수를 했다는 의혹에 다시 불이 붙는 분위기다. 지난 여름 하원 윤리위원회에서 비공개로 증언한 2명의 여성을 대리하고 있는 조엘 래퍼드 변호사는 언론에 “내 의뢰인이 게이츠와 미성년자가 성관계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며 윤리위가 ‘게이츠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게이츠는 이 의혹으로 정계 퇴출 압박을 받아왔는데, 지난 13일 법무장관 지명 직후 곧바로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해 윤리위 조사가 종결됐다. 하원 윤리위는 조사 대상 의원이 중도 사퇴하면 더 이상 관할권이 없어 보통은 조사를 종결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바이든과의 백악관 일정을 마치고 플로리다로 돌아가는 2시간의 비행 중 이름이 처음 거론된 게이츠를 즉흥적으로 점찍어 버렸다”며 부실 검증을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펜스는 “생명을 중시하는 차기 행정부의 색깔과 동떨어졌고, 수십 년간 공화당을 지지해 온 미국인들을 우려하게 할 것”이라며 “낙태를 반대하는 수천만 명의 미국인을 대표해 케네디 주니어의 인준안 부결을 요청한다”고 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낙태 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오가는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케네디의 과거 발언들도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