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보험청장으로 지명한 메멧 오즈.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9일 미국 보험청(CMS·메디케어·메디케이드센터) 수장에 유명 건강 프로그램 ‘닥터 오즈 쇼’의 진행자인 메멧 오즈(64) 박사를 지명했다. 보험청은 1억60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가입한 연방 차원의 건강보험을 총괄하는 곳으로 보험청장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미국은 현재 의료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메흐메트 오즈 박사만큼 유능하고 자격을 갖춘 의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즈는 튀르키예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를 졸업한 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심장 전문의인 오즈는 2005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심장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4년 오프라 윈프리 쇼 건강 코너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09년부터 2022년 종영할때까지 ‘닥터 오즈 쇼’ 13년간 진행했다. 미국 ‘쇼 닥터’의 기원이자 가장 유명한 TV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엘리트 의사임에도 대체의학에 가까운 주장을 방송에서 자주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복지부장관에 지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또한 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과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했다면 코로나 사망자가 적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었다. 그러나 이 약들은 코로나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이미 나왔다.

트럼프는 1기 집권 전인 2016년 오즈쇼에 출연해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기도 했다. 당시 오즈가 ‘살을 좀 빼야겠다’고 하자 트럼프가 “나도 7~8kg 뺐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오즈는 지난 2022년 중간 선거에서 트럼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펜실베이니아주 상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민주당의 존 페터먼 의원에게 패배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장관 지명자, 더그 콜린스 보훈부장관 후보자 등 주요 행정부 요직에 TV 출신을 발탁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앞서 폭스뉴스 출신의 헤그세스와 콜린스를 지명한 트럼프도 대중적 인기를 얻은 계기가 됐던 TV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를 오랫동안 진행해왔다.

폴리티코는 또 “내부 인사의 말에 따르면 오즈는 초기 후보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가 참모들이 마련했던 후보들을 제치고 막판에 자신이 알고 있던 오즈를 기용했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