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미국산 장거리 타격 무기의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해제하기로 하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은 19일 “제3차 대전을 시작하려는 것이냐. 탄핵이 가능한 범죄”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트럼프는 그간 취임 후 하루 만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료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진영은 바이든이 임기 말 일부러 확전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한 마이크 왈츠 하원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것은 ‘확전 사다리’의 또 다른 단계이며,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허용의 파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전날 소셜미디어에 “군산복합체(바이든 행정부)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수조 달러의 돈을 틀어막아야 한다. 빌어먹을 멍청이들”이라고 했다.

실제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에이태킴스로 러시아 영토에 대해 첫 공격을 단행하면서 바이든과 트럼프 사이의 신경전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트럼프 1기 국가정보국 대행을 지냈던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 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 글에서 “바이든이 정권 이양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이건 마치 완전히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 의원은 “바이든은 퇴임하면서 위험하게 제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며 “미국 국민은 11월 5일(미국 대선)에 미국의 마지막 결정에 반대하는 명령을 내렸다”고도 했다.

공화당 일각에선 바이든에 대한 ‘탄핵’까지 거론하면서 정권 인수 기간 민주·공화 간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공화당 강성으로 분류되는 토머스 매시 하원 의원은 “(바이든의 공격 제한 해제 허용은) 탄핵 가능한 범죄”라며 “바이든은 모든 미국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헌적인 전쟁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