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 당선인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 연합뉴스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압승하면서 친(親)민주당 성향의 방송이나 팟캐스트들의 지지율이 급감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거 이후 ‘트럼프와 관련된 뉴스는 보지 않겠다’며 뉴스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반면 폭스뉴스 등 친공화당 성향의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급증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닐슨 미디어 집계에 따르면 친민주당 성향의 MSNBC방송 시청률은 대선 당일인 5일과 비교해 47% 감소했다고 AP 등은 보도했다. 황금 시간대(오후 8시~11시)인 밤 시간대엔 시청률이 52%나 감소했다. 특히 이 방송사의 주요 시청자들인 25~54세 사이에서 최저치가 나왔다.

앞서 이 방송사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 ‘모닝 조(Morning Joe)’의 공동 진행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다가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시청률이 급감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해리스에게 투표한 약 7450만 명 중 상당수는 인터넷 뉴스를 닫고, TV 채널을 돌리고 있다. 휴대폰 앱의 푸시 알람을 중단시키고 팟캐스트도 듣지 않는다”며 “뉴스 미디어 자체를 외면하는 상황이 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WP는 “선거의 불확실성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사람들이 이제는 (트럼프 승리라는) 확실한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더 이상 뉴스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없어졌을 수도 있다”면서도 “아니면 선거 이후 미디어 소비를 줄이는 것이 (트럼프 2기에) 더 적응하기 쉽고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수 있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 이후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의 황금 시간대 시청률은 무려 24%가 증가했다고 폭스뉴스는 26일 밝혔다. 폭스 측은 “선거 당일 밤부터 폭스뉴스는 황금 시간대 TV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가 시청하는 네트워크였다”며 “ABC, CBS, NBC 및 모든 케이블 네트워크를 제치고 400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폭스뉴스를 봤다”고 했다.

미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트럼프가 처음 등장했던 2016년 때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트럼프 뉴스에 관심을 보였지만, 이젠 새로울 것이 없다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느끼고 있다”며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폭스뉴스를 보고 환호하면서 트럼프의 정권 교체를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