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지난 8년 동안 더 차분해졌고 성장했다”며 트럼프 2기를 낙관했다.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를 앞세워 대대적인 연방 정부 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베이조스는 “이 나라에는 규제가 너무 많다”며 “그런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내가 도울 수 있다면 도울 것”이라고 했다.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해 온 관행을 깼는데, 이를 두고 베이조스가 트럼프를 의식한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베이조스는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딜북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1기 때 아마존에 대해 “세금을 충분히 내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등 베이조스와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다. 베이조스는 “이런 충돌을 피하기를 희망한다”며 “트럼프는 지난 8년 동안 더 성장했고, 더 차분해졌다”고 했다. 언론에 적대적인 트럼프의 공격적인 태도에 우려하냐는 질문에는 “언론은 적(敵)이 아니다”라며 “차기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경쟁자인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게 된 것을 호의적으로 평가하며 “트럼프와의 긴밀한 관계를 이용해 경쟁사를 해치거나 자신의 회사에 이익을 주지 않을 거라 믿는다” “잘 될거라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베이조스가 소유한 WP에선 대선 직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사설 게재가 무마돼 논란이 있었다. 베이조스는 “독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라며 “포스트는 모든 대통령을 공격적으로 다뤄왔고,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2013년 WP를 인수한 베이조스는 자신의 재정적 지원이 신문에 도움이 됐지만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며 “다시 기반을 다질만한 좋은 아이디어가 나에게 있다”고 했다. 베이조스는 이날 자신의 막대한 재산에 대해 “개인의 재산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부(富)를 창출했는지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것이 더 통찰력이 있을 것”이라며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약 2조1000억 달러의 부를 창출했다”고 했다. 아마존의 시가 총액은 약 2조3000억 달러인데 베이조스의 지분 가치는 약 2000억 달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