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인공지능(AI)·가상화폐 차르에 지명된 데이비드 색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백악관 ‘인공지능(AI)·가상화폐 차르’에 데이비드 색스(52)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명했다. 색스는 1990년대 후반 실리콘밸리에서 온라인 결제 업체 페이팔을 창업해 거대 기업으로 키워낸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 중 한 명이다. 트럼프 당선의 1등 공신으로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는 과거 동고동락한 경험이 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색스 지명 소식을 밝히며 “데이비드는 미국 경쟁력의 미래에 중요한 두 가지 분야인 AI와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정책을 이끌게 된다”며 “이들 분야에서 미국이 확실한 글로벌 리더가 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상화폐 업계가 미국에서 번창할 수 있도록 법적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온라인에서 의견 표명의 자유를 보장하고, 빅테크 기업의 편견·검열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색스는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도 이끌게 된다.

색스는 머스크, 피터 틸,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 등과 같은 페이팔 마피아의 일원이다.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으로 페이팔 COO를 지냈고, 2008년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야머를 설립해 4년 만에 마이크로스프트에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매각한 억만장자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 회사 ‘크래프트 벤처스’를 창립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 인사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머스크와 함께 트럼프를 지지했다. 색스는 캘리포니아의 큰 손들이 트럼프에 선거 자금을 대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AI와 인공지능 두 가시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지식과 비즈니스 경험, 정보, 실용주의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주중대사에는 데이비드 퍼듀(75) 전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트럼프는 “퍼듀는 40년 동안 국제 비즈니스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상원의원을 지낸 포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라며 “싱가포르·홍콩에 거주했고 경력 대부분을 중국에서 근무해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될 귀중한 전문 지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퍼듀는 2000년대 스포츠 용품 브랜드인 리복의 CEO로 있으면서 큰 성공을 거뒀고, 2014년 조지아주(州)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의원으로, 상원에선 군사위·외교위에서 주로 활동했다. 트럼프는 “역내 평화와 중국 지도자들과 생산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