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장관에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44) 후보자를 둘러싼 음주·성 추문 및 자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모친인 페넬로페 헤그세스가 4일 방송에 출연해 “아들의 말을 한 번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헤그세스는 화려한 여성 편력을 자랑하는데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과거 페넬로페가 아들에게 “여자를 무시하고, 거짓말하고, 동시에 여러 여자와 관계를 맺고 이용하는 남자를 혐오하는데 네가 바로 그런 남자”라고 쓴 메일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아들의 인준이 불투명해지자 모친이 나서서 “다시 한번 봐달라”며 구명을 호소한 것이다.
페넬로페는 이날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나는 진실을 말하기 위해 여기에 나왔다”며 “헤그세스는 7년 전 남자가 아니라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헤그세스는 7년 전 한 공화당 행사에서 여성을 성폭행했다가 거액을 주고 비공개 합의를 맺은 사실이 지명 이후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낙마 위기에 몰렸고 트럼프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헤그세스의 후임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다만 그는 4일 “의혹은 전부 사실이 아니고 인사청문회를 통해 모든 사실을 밝히겠다” “트럼프 당선인도 내게 끝까지 싸우라고 격려했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페넬로페는 아들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트럼프 2기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에 대해 “어느 정도는 그렇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페넬로페는 과거 자신이 아들에게 보낸 메일과 관련해 “당시 (아들이) 어려운 이혼을 겪고 있었고 이메일은 급하게 작성했던 것”이라며 “메일을 보낸 지 2시간 만에 사과했다”고 했다. 아들을 둘러싼 의혹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게 힘들지 않냐는 사회자 질문에는 “어떤 것도 사실이라 믿지 않는다” “내가 아들을 믿지 않았다면 결코 여기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페넬로페는 “구속됐다 용서받고 변화한 아들은 이제 변화된 남자(changed man)가 됐고 7년 전과는 다르다”며 “똑똑하고 리더십도 있는 피트의 진실한 마음을 들어달라”고 했다. 이런 모성애(母性愛)가 헤그세스의 인준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원 인준의 키를 쥐고 있는 여성 군인 출신 조니 언스트 공화당 상원의원은 X(옛 트위터) “헤그세스와 나는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가 우리나라에 봉사하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