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전 세계 이슈에 대해 두루 언급하고 있지만, 동맹 한국에서 발생한 대통령 계엄 및 탄핵 사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계 최초로 미 연방 상원 의원에 입성한 앤디 김(43·민주당) 의원은 8일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그의 침묵이) 의도적인 것인지, 단순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대화를 통해 한국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고 그들도 한미 관계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치와 정부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보고 있다”며 “우리는 심각한 정당 간 분열을 겪고 있고, 국민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 상황에 대한 트럼프의 침묵은 2021년 선거 결과에 불복한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했던 ‘1·6 사태’의 책임자로 자신이 비판받는 것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미국에서는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정치적 혼란과 불안, 분열을 겪고 있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이 전략적 동맹을 관리하는 데 강한 의지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 동맹은 특정 지도자를 초월하여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가 1기에 이어서 2기에도 북한과 협상에 나설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도 여러 차례 대화 의사를 전달했지만, 북한으로부터의 반응은 거의 없었고 트럼프가 대화를 시도할 경우 비핵화와 같은 민감한 주제까지 대화가 발전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주한 미군 철수를 시도할 경우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초당적인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주한 미군 방위비 재협상을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 문제 등에 대해 보인 태도에 대해 마코 루비오 상원 의원(국무장관 내정자)과 논의하며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는 “계엄 이후의 대치 상황은 크게 우려스럽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문제들이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란다”면서도 “미국 공직자로서 한국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제 역할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금은 (한국 정치인들이) 정치적 야망을 추구할 때가 아니라, 안정을 우선시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모든 것이 주목받고 있는 이 시기에는 말과 행동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