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미국 워싱턴DC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는 서로 정치적 정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웃음을 주고 받으며 긴밀히 무엇인가 이야기 하는 장면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미러지와 뉴욕포스트 등은 10일 전문 독순술(입술 모양을 읽어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내는 기술)가 제레미 프리먼의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그는 선천적으로 청각 장애를 갖고 태어나, 경찰과 함께 범죄인들의 입술 모양을 ‘포렌식’하기도 하는 등 이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졌다.
매체는 당시 방송 카메라에 잡힌 트럼프와 오바마의 입술 모양을 독순술로 분석한 결과, 트럼프가 오바마에게 “내가 그걸 철회했다. 상황 때문이다. 믿을 수 있겠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추정했다. 오바마는 이에 웃음을 보였다. 트럼프가 1기 행정부 당시 자신의 어떤 정책 결정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명확한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어 “그리고 이후에는 내가…”라고 말하는 듯 보였지만 방송 카메라가 다른 쪽을 잡느라 그 직후 두 사람의 입모양은 찍히지 않았다.
이후 다시 두 사람은 카메라에 잡혔다. 트럼프는 오바마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지금은 말할 수 없다. 우리는 조용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중요한 문제일 수 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밖에서 해야 할 때도 있다. 확실히 오늘은 그런 날이다”고 말하는 것으로 추정됐고, 이번에는 오바마가 트럼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잡혔다.
일부 미 언론들은 당시 두 사람의 대화가 국제 협약과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을 추론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1기 행정부에서 탈퇴했던 이란 핵협정이나 파리기후협정 같은 사안을 이야기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후 트럼프는 폭스뉴스 기자와 만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영상 속 우리가 매우 친근해 보였다는 점에 놀랐다”며, “우리는 철학적으로 다르지만 잘 지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