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12일 브리핑룸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12일 브리핑룸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에 출입하는 미국 AP통신의 제이크 밀러 기자가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 출입하려 했지만 출입을 거부당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백악관은 전날에도 AP가 ‘멕시코만’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꾼 트럼프의 방침에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AP 기자의 행사 출입을 가로막았다. 트럼프가 자신에 비판적인 주류 언론의 힘을 빼는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임기 초반부터 백악관과 기자단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수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AP 기자의 집무실 출입을 금지한 것 관련 “백악관을 취재할 수 있다는 건 특권”이라며 “그 누구도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가 대통령에게 질문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집무실에 누가 들어갈지는 우리가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1942년 설립된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는 오랜 기간 AP를 포함한 주요 통신사 3곳이 포함된 ‘풀(pool)’을 운영하며 각 사 출입기자들이 교대로 집무실 주요 행사를 취재해 왔는데, 레빗의 발언은 이같은 오랜 관행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다만 이날 오후 트럼프가 주재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취임 선서에 AP 사진기자는 집무실 입장이 허용됐다고 한다.

레빗은 “나는 브리핑 첫 날 이미 매우 솔직하게 말했다”며 “이 방(브리핑룸)에 있는 매체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거짓말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루이지애나주(州) 연안의 수역이 미국만으로 불리는 것은 사실”이라 했는데,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반해 이를 멕시코만으로 표기한 AP에 다시 한번 불만을 드러냈다. AP는 “트럼프 명령은 미국 내에서만 효력을 갖고, 400년 이상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통용돼 국내외 독자들에게 친숙하다”며 표기를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줄리 페이스 AP 보도국장은 이날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 보낸 서한에서 “정부 기관이 대중이나 언론의 발언에 대해 보복할 수 없다는 건 수정헌법 제1조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