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일본의 갑부 중 한사람이다. 화장품과 건강식품 판매회사인 긴자마루칸(銀座まるかん)을 창업, 경영하면서 사업소득 세금 납세액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한 적도 있고, 개인정보보호법이 생기기 이전인 1993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개인납세 랭킹 10위안에 연속 든 인물이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다. 밑바닥 인생을 헤쳐 오면서 사업을 일구고 성공한 경험을 밑천으로 독특한 인생・성공 철학과 해학이 담긴 자기계발서들을 1990년대말부터 출간했으며 <괜찮아, 분명 다 잘될 거야!>, <이상한 사람이 쓴 성공 법칙>, <부자의 인간관계>, <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등이 모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베일에 쌓인 인물이다. 필명은 사이토 히토리(斎藤 一人), 1948년생(올해 75세), 중졸 학력만 나왔을 뿐 자세한 신상, 경력, 얼굴도 알려져 있지 않다. 2000년대초 일본 매스컴에서 추적했으나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일본 매스컴 등의 취재결과에 따르면 1948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세탁소집의 다섯째 아들로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다. 중학교 졸업후 트럭운전사, 페인트공 등을 거쳐 24세때인 1972년 긴자마루칸의 전신인 긴자 니혼간포(日本漢方)연구소를 설립했다. 그 이상은 알려진 게 없다. - 2004년 8월11일. 연합뉴스 <’일본 제1갑부 정체 밝히자’, 日 매스컴 관심 집중>”
그런 그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과거 팔리지 않아 절판된 책이 <사이토 히토리의 1퍼센트 부자의 법칙>이란 이름으로 지난 1월 재출간돼 30쇄 6만부를 이미 찍었고 10만부 판매를 향해 돌진중이며 기타 다른 책들도 앞다투어 재출간되고 있다. 가뜩이나 불황인 출판 시장에 이런 선풍적 인기는 이례적이며 유의미하다.
# 그가 내세우는 것은 ‘자기긍정확언(自己肯定確言・self-affirmation)’이다. 좋은 말을 입버릇처럼 하다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운도 따라 돈도 벌리고 사업도 잘되고 있다는 지극히 세속적인 내용이다.
“참, 고마운 일이야…”
“나는 참 행복해…”
“못할 것도 없지…”
“난 참 풍족해…”
이 4개의 문장을 천번 소리내 말하다보면 기회가 오고, 그것을 붙잡으라는 것이 사이토히토리의 지론이다. 그저 읇조리듯, 의미도 생각하지 말고 노래가사 흥얼거리듯 하다보면 자동적으로 운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그의 이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눈에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인생과 우주의 법칙이 존재한다.
• 인간과 우주는 에너지 덩어리다. 모든 생각, 감정, 말, 물체에도 에너지가 존재한다.
• 말・생각・감정에는 고유의 주파수, 파동, 진동이 존재한다. 진동수가 가볍고 높을수록 주변의 좋은 기운과 우주의 기운을 끌어온다.
• 행복한 인생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노력’이 아니라 ‘진동수’를 높이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그냥 자기계발서 작가가 했다면 그저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일본 최고 갑부중 한사람이, 실제로 어마어마한 돈을 번 사람이 20년 넘게 주장하고 있으니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의 주장들은 대부분 황당한 것이 아니라 지난 수십년간 심리학・뇌과학・양자역학・영성(靈性) 분야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되거나 대표적으로 알려진 내용들이다.
‘자기긍정확언(자성예언)’은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도널드 H. 마이켄바움(캐나다 워털루대 명예교수・1940~)이 ‘자기교습훈련(self-instruction training)’이란 이름으로 만들어 오래전부터 심리치료 및 교육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며, 지금은 ‘멘탈 리허설(mental rehearsal・머릿속 시현・12일자 기사 참조)’과 함께 스포츠 및 비즈니스계에서 심신 안정 및 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뇌학자들에 따르면 뇌세포의 98%는 언어의 지배를 받는다. 말은 각인력(刻印力)이 있어서 매일 어떤 말을 암송하거나 자기독백을 하면 그 말의 사상이 대뇌에 입력돼 영향을 미친다.
또한 견인력(牽引力)이 있어 어떤 말을 하면 대뇌가 그 말을 수용하여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쳐 그로 인해 외부의 비슷한 것들을 끌어 모으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양자물리학자들은 “말과 생각은 일종의 에너지적 존재이며 파동의 형태로 움직여, 자기확언을 자주할수록 자신이 바라는 모습이 점점 큰 파동의 물결을 만들어 구체화된다”고 주장한다.
사이토 히토리의 절판된 책들을 다시 펴낸 출판사 나비스쿨의 조우석 대표는 “한국 독자들로부터 다시 각광받는 것은 요즘 사회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자신도 실제 20대 힘든 시절에 이 책을 읽고서 자기 삶의 지침을 삼고 역경을 딛는 체험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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