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관련 이미지./게티이미지코리아

사람이 늙어가는 과정을 수십 년 추적 관찰한 연구가 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가 진행하는 볼티모어 노화 종적 관찰 연구는 1950년대 말부터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인간의 노화 과정을 추적 분석한다. 2년마다 각종 신체 및 생리 지표를 분석했다. 현재는 그들의 2세, 3세들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 안에 노화와 관련된 엄청난 자료가 있는데, 비만에 관한 분석 사례를 보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비만으로 체중이 느는데, 비만 위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결과가 전혀 달랐다. 내장 지방 위주 복부 비만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고혈압 및 암의 주요 인자로 작용했으나, 피하 지방 위주의 엉덩이 쪽 둔부 지방은 질병과 상관이 없었다.

늙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이 연구로 밝혀졌다. 바로 목소리다. 젊었을 때 헤어진 친구나 연인이 사오십 년이 지난 어느 날 전화를 걸어왔을 때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 목소리 어조나 강도, 속도 등이 달라질 수 있지만 성문(聲紋)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성격도 변하지 않았다. 연구 대상자 주변 4~5인을 상대로 십 년, 이십 년이 지난 뒤 대상자의 성격 변화를 물었을 때 70% 이상이 똑같았다고 했다. 100%는 아니었지만 대개 나이 들어도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때, 그 인연이 평생 가려면 성격을 중요하게 검토한다는 점이다. 변하지 않는 지문이나 홍채 같은 생체 구조와 달리 목소리나 성격과 같은 생체 기능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은 노화가 일방적으로 일어나지 않음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