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가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AI '알파 미스센스'를 개발했다./구글딥마인드 제공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가 수백만 개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어떤 변이가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유전자 변이로 인한 희소질환 진단과 예측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딥마인드는 유전자 변이가 질병 유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AI ‘알파 미스센스’를 개발했다고 19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밝혔다. 인간 유전자(DNA)는 A(아데닌), G(구아닌), C(시토신), T(티민) 4가지 염기가 두 개씩 결합해 배열된 구조를 갖고 있다. DNA 염기 배열 순서에 따라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배열된 염기 중 한 가지가 빠지거나 순서가 바뀌는 ‘미스센스(missense)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인간의 몸에는 평균 9000개 정도의 미스센스 변이가 존재한다. 대부분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일부는 단백질 작용을 방해해 낭포성 섬유증과 겸상 적혈구 빈혈, 암, 뇌 발달 문제 등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알파 미스센스로 인간 단백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이를 예측해 약 7100만 가지의 미스센스 변이를 분석했다. 미스센스 변이의 57%는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32%는 유해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은 “지금까지는 미스센스 변이 중 0.1% 정도만 질병 유발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는데, 알파 미스센스는 이 비율을 89%까지 높였다”고 했다. 사람의 유전자 분석만으로 질병을 진단하고, 예측까지 가능하게 한 것이다. 연구팀은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수많은 질병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희귀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앞서 2020년에도 신약 개발과 화합물 생성에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 구조 예측용 AI ‘알파 폴드2’를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