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의 염증과 박테리아가 구강 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진행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조선일보 DB

구강 건강이 뇌에 영향을 줘 알츠하이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구강 건강이 심장병,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연구에 더해 알츠하이머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구강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 시각)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잇몸 질환이 알츠하이머로 이어지게 하는 두 잠재적 범인을 밝혀냈다’면서 “범인은 바로 잇몸의 박테리아와 염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07년 미 치과의사협회지(JADA)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75세 이상의 고령의 수녀들 144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치아가 덜 빠진 수녀들에 비해 많은 치아가 없어진 수녀들이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된 경증에서 중등도 치매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치주염이 인지기능 저하를 6배 이상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7년 2만8000명의 대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10년 이상 만성 치주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알츠하이머 위험을 1.7배 증가시킨다고 조사됐다.

특히 2019년에는 잇몸 질환의 핵심 병원체인 박테리아 DNA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부검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를 통해 발표되기도 했다. 잇몸의 염증이 다른 신체기관으로 퍼지면서 뇌의 만성 신경염증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독성 효소가 알츠하이머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히는 타우 단백질과 연관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치아 문제 비율이 더 높은 것은 인지기능 저하의 원인이라기보다 하나의 증상일 수도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구강 건강과 인지 건강이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