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받으며 생활하면 2형 당뇨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8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웰니스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요가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쉴 때는 물론 일을 할 때도 햇빛을 받는 게 2형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연광에 노출되는 것이 호르몬 분비 등에 영향을 주는 생체 시계 정렬을 돕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연구팀은 자연광에 노출되는 것이 원활한 신진대사를 촉진해 2형 당뇨와 비만과 같은 질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회의에서 1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연구팀은 “몸의 영양소 사용 등은 생체 리듬을 따르는데 낮에는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밤에는 이를 지방으로 바꾼다”면서 “2형 당뇨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은 이러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지만 자연광에 노출되면 전환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자연광과 인공광에 노출됐을 때 각각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평균 연령 70세인 13명의 참가자들을 연구 시설에 모아 약 5일 간 빛 노출, 식사, 활동 패턴 등을 조절해가며 혈당 변화 등을 관찰했다.

13명의 참가자들은 근무 시간인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창문을 통해 비치는 자연 채광과 LED 조명에 무작위로 노출됐다. 자연광은 보통 낮 12시30분에 평균 2453룩스(1룩스=촛불 1개 정도의 밝기)로 가장 밝았다. 인공광은 300룩스의 일정한 세기로 비춰졌다. 수면 시간인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5룩스 미만의 어두운 공간에서 수면을 취했으며 식사는 표준화된 식사를 제공받았다.

실험 4일차에는 5시간마다 대사기질과 안정시에너지소비량(REE) 등을 측정하고 코어 체온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실험 5일차에는 생체 시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발현을 평가하기 위해 금식을 하고 근육 생검을 실시했다. 이후에는 인슐린 생산 척도를 평가하는 혼합식사검사(MMT)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의 혈중 포도당 농도는 자연광에 노출될 때 더 오래 정상범위 안에 있었다. 자연광에 노출되면 에너지원이 탄수화물에서 지방으로 전환되기도 쉬워졌다. 또한 생체 리듬 조절에 도움을 주는 유전자인 Per1과 Cry1은 인공광보다 자연광에서 더 활성화됐다. 자연광을 쐴 때 혈당 조절이 더 잘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자연광은 생체 시계에 영향을 주는 가장 강력한 환경 신호”라며 “자연광이 없는 사무실에서 일한다면 2형 당뇨병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햇빛을 많이 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