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테이핑을 하고 자면 수면의 질이 상승한다는 주장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 호흡하는 게 건강에 좋지만 수면 무호흡증 등 일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틱톡 캡쳐

틱톡 등 SNS를 통해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잠을 자면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실제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닫고 코로 호흡하며 자는 게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수면 무호흡증 등 일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일리메일은 4일(현지 시각) “(입을 테이프로 막는) 새로운 건강 열풍이 SNS를 휩쓸고 있다”면서 “SNS에서는 입을 다물게 하는 ‘입테이핑’이 이중 턱을 없애고 처진 턱선을 올리며 심지어 빨리 뛸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입테이핑은 입에 십자가 모양으로 테이프를 붙여 강제로 입을 닫게 하는 것이다. 틱톡에서는 입테이핑의 이점을 설명하는 영상이 조회수 2500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 호흡하는 것이 입으로 호흡하는 것보다 건강에 좋은 것은 맞다고 한다. 코로 숨을 쉴 때 나오는 일산화질소가 혈류를 증가시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소속 로빈 맥넬리스 박사는 “코로 숨을 쉴때 생성되는 일산화질소 75%가 코에서 재활용되지만, 입으로 숨을 내쉴 경우 그만큼의 일산화질소가 손실된다”고 했다.

코로 호흡하면 들이마시는 공기가 따뜻해져 폐에 더 잘 흡수될 수 있기도 하다. 코 호흡은 박테리아나 꽃가루 등의 오염물질이 호흡기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반대로 입으로 숨을 쉬면 유입되는 공기가 건조하고 차가워져 기관지 흡수력이 약해지며 과호흡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드가 코로 호흡하는 것을 연습하기 위해 잘 때 입테이핑을 하고 자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입을 강제로 막고 수면하는 방법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구강 호흡은 비강 통로가 좁거나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일 수 있다. 수면 중 호흡이 순간적으로 멈추는 수면 무호흡증도 입으로 숨을 쉬게 하는 원인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입을 테이프로 막고 자면 호흡 자체가 어려워져 호흡 곤란, 질식 등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