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가 산만하고 부산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의 질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성인 ADHD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현대 직장인의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ADHD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14만7283명에 달한다. 이 중 성인 비율이 무려 41.6%(6만1331명)에 이른다. 5년 전인 2017년만 해도 성인 환자 비율은 15.2%(8973명)에 불과했다. 5년 만에 7배가까이로 불어난 것이다. 국내 의학계에선 성인 ADHD 환자 수가 82만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실제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4일 조선일보 의학 전문 유튜브 콘텐츠 ‘이러면 낫는다’ 성인 ADHD 편에 출연한 정신과 전문의 나해란 나해란정신건강의학과 대표 원장은 “성인 ADHD 증상이 있다면 서둘러 치료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성인 ADHD 환자의 80% 이상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 최소 한 가지 이상 정신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나 원장은 “성인 ADHD 환자는 스스로 ‘게으르다’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여기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성인 ADHD 증상은 아이와는 조금 다르다. ADHD 환아는 몸을 꼼지락대거나 난리를 치는 등 과잉 행동 증상이 있지만, 사회화 과정을 거친 성인 ADHD 환자는 그런 증상이 적다. 다만 줄어든 과잉 행동 대신 충동성이 크다. 다른 사람 대화에 맥락 없이 끼어들거나 생각하는 내용을 정제하지 않고 말하는 등 자제력이 약하고 돌발 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면 ADHD 증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나 원장은 “업무 소요 시간을 과소평가하거나 만성적인 지각 같은 비조직화와 쉽게 욱하거나 좌절하는 감정 조절 장애도 성인 ADHD의 대표적인 척도”라고 설명했다.
‘이러면 낫는다’는 매주 각 분야 전문가를 섭외해 각종 만성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최신 치료법을 소개한다. 11일 ‘이러면 낫는다’ 성인 ADHD 2편에선 구체적인 치료법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매주 인공 심장, 남성 요실금, 골다공증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방송이 독자들을 찾아간다. 유튜브 앱이나 사이트에서 ‘오!건강’을 검색하면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