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최근 끝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스포츠 경연의 기본 정신은 참여라고 하지만, 핵심은 경쟁이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멀리, 인간 능력을 극대화하는 게 스포츠 대회다. 최고 기록을 놓고 경합하기 때문에 체력이 가장 좋은 20대가 메달을 거의 휩쓰는 것은 당연하다. 더러 30대나 40대가 입상하면 특별한 뉴스가 될 정도다.

그래서 연령대별 체력 차를 인정하고 나이 든 사람끼리 경쟁해보자고 만든 것이 마스터스 애슬레틱스(Masters Athletics) 대회다. 여기서는 다섯 살 단위로 경쟁한다. 육상 트랙에서 은발이나 대머리, 주름살 진 참가자를 쉽게 볼 수 있다.

전 세계 초고령인들이 이 대회에 참여해 놀라운 기록을 세워가고 있다. 남자 100세인 100m 달리기에서는 미국 백세인이 26.99초로 우승했다. 95세 100m는 우승 기록이 무려 20.41초다. 100세인 높이뛰기에서는 우승자가 0.9m를 넘었다. 100세 투포환 던지기 대회에서는 3㎏짜리 해머를 6.56m 던졌다. 90세 마라톤에서는 6시간 46분 34초 기록으로 완주한 이가 우승했다. 여자 90세 마라톤 기록은 8시간 53분 8초다.

바야흐로 백세인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노화에 따른 신체 능력 저하를 폄하하는 상황에서 마스터스 대회는 특별한 의미를 띤다. 백세인들이 엄청난 기록을 내고, 그것을 또 경신하고 있다는 사실은 노인 체력 개발의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노력에 따라 어떠한 한계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는 2026년에는 세계 마스터스 애슬레틱스가 대구에서 열린다. 한국의 초고령인들이여, 도전해보시라.